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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시승기]현대 그랜저 디젤, 독일 세단에 도전장을 던지다



올해 수입차 판매 상승세가 놀랍다. 지난 6월에는 총 1만8000여대가 판매되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수입차 상승세의 주역은 전체 판매의 70%에 육박하는 디젤차다. 독일차의 인기 역시 디젤차에 대한 호응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그랜저 디젤은 이러한 수입 디젤세단에 대항하는 모델이다. 2014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 2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GC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시승회에 다시 선보였다.

외관은 2015년형으로 진화한 그랜저 라인업과 같다.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이어져 온 선이 앞 범퍼를 파고들어 좀 더 날카로운 인상을 풍기고, LED 타입으로 바뀐 안개등은 세련된 스타일로 완성됐다. 뒤 범퍼와 머플러 팁도 매끄럽게 단장해 뒷모습에도 신경 썼다.

그랜저 디젤에는 최고출력 202마력의 R2.2 E-VGT 엔진이 얹혔다. 싼타페에 얹었던 엔진과 같은 유닛이지만 최고출력이 2마력 늘었고 최대토크는 0.5kg·m가 늘었다. 최대토크가 나오는 구간 또한 그랜저가 1750~2750rpm인 반면, 싼타페는 1800~2500rpm으로 차이가 있다. 즉, 싼타페의 엔진을 그대로 얹은 게 아니라 그랜저에 어울리도록 튜닝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그랜저 2.2 디젤 엔진.



보닛을 열면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들린다. 그러나 방음처리에 신경 쓴 덕에 실내에 앉으면 이 소음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공회전 때의 진동도 상당히 억제되어 가솔린 모델과 거의 구분하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디젤 엔진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저속에서의 무거운 움직임인데, 그랜저 디젤은 초반 움직임이 가뿐하다. 변속기와의 궁합이 좋고 저회전에서의 가속감을 살린 덕분이다.

가솔린 모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속 때의 반응이다. 가솔린 2.4 모델이 4000rpm, 3.0 모델이 5300rpm에서 최대토크를 내는 데 비해 디젤은 상대적으로 낮은 1750~2750rpm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터보 랙(터보가 작동할 때 지체현상)의 방해 없이 곧바로 치고 나가고, 고속에서도 이 파워는 꾸준히 이어진다. 정숙성은 BMW 320d나 아우디 A4 2.0 TDI, 메르세데스 벤츠 C 220 CDI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가속성능 또한 동등 이상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에코·노멀·스포츠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고속주행에서 좀 더 단단한 승차감이 필요할 때 스포츠 모드가 역할을 해주면 좋겠는데, 서스펜션은 큰 차이가 없다. 가솔린 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모델에 적용된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적용됐다면 더 나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랜저 디젤을 고를 때는 타이어 선택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18인치 사이즈는 한국타이어 벤투스 S1 노블이나 금호타이어 마제스티 솔루스가 장착되는 반면, 17인치는 금호타이어 솔루스 또는 넥센 엔페라 AU5가 장착된다. 18인치 타이어들은 사이즈만 큰 게 아니고 한 급 위의 그레이드이고, 17인치 중에는 젖은 노면 제동력이 앞서는 금호타이어 제품이 넥센타이어보다는 낫다.



디젤 모델의 매력 중 하나인 연비는 확실히 가솔린 모델보다 우월하다. 17인치 기준으로 도심 12.0km/ℓ, 고속도로 17.5km/ℓ, 복합 14.0km/ℓ의 연비는 가솔린 2.4보다 2.2~3.8km/ℓ 높다. 특히 고속도로 연비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디젤 엔진의 특성상 장거리 정속주행을 했을 때 연비 차이가 더 두드러짐을 나타낸다. 먼저 나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도심 15.4km/ℓ, 고속도로 16.7km/ℓ의 연비를 나타내 도심주행에서 디젤보다 더 우월한 경제성을 나타낸다.

동급의 일부 수입 디젤세단보다 연비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정차 중 엔진을 정지시키는 '아이들 스톱 앤 고(ISG)'가 장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이 꺼졌다가 다시 켜질 때의 진동을 싫어하는 고객이 많다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연비에서 약간 손해를 보겠지만 승차감을 높이고자 한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그랜저 디젤의 가격은 3254만~3494만원으로, 동급 트림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 100~200만원 정도 높다. 프리미엄 모델에 옵션을 모두 장착하면 가격이 3828만원으로 올라간다. 가솔린 모델과의 가격 차이는 우수한 연비 덕에 3년 정도면 상쇄할 수 있고, 그 이상 운행하면 남는 장사다. 장거리 주행이 많고 순간 가속감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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