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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임의택의 車車車]‘라이프스타일 체인저’ 기아 쏘울 EV

기아 쏘울 EV는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충전인프라가 확대되면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다.



1896년 뉴욕 시내에는 7만3746마리의 말이 있었고, 이로 인해 뉴욕 시내에서 하루에 1200~2000톤 정도의 말똥이 발생했다. 무려 50m 수영장 1~2개의 분량이었다. 그러나 자동차 보급대수가 늘면서 마차는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더불어 말똥으로 인한 전염병도 줄어들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보편화된 지금은 대기오염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노력은 전기차(EV)와 수소연료연료전지차(FCEV)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에 현대차가 처음으로 '블루온'을 내놨고, 2013년에 르노삼성 SM3 Z.E.와 쉐보레 스파크 EV가 출시되면서 전기차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올해 4월에는 기아차가 쏘울 EV의 일반 시판에 나서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 차는 지난 3월 경기도 화성 현대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시승했었는데, 이번에 며칠간 시승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번 시승이 맛보기였다면, 이번에는 전기차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가 포인트였다.

쏘울 EV는 가솔린 모델과 달리 두 가지의 전용 컬러가 있는데, 시승차는 흰색 차체에 하늘색 지붕으로 꾸며진 차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막혀 있고 전용 휠을 갖춘 점도 차이점이다. 쏘울 EV는 쏘울 가솔린 모델에 비해 210~244kg, 디젤 모델에 비해서는 82~100kg가 무거워졌다. 늘어난 무게는 차체 바닥에 깔린 배터리 때문이다.

최고출력 111마력의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차체 무게는 늘었지만 출발은 가뿐하다. 제원상으로는 0→100km/h 가속이 11.2초지만 실제로는 더 빠르게 느껴진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의 특성 덕분이다. 최대토크는 29.0kg·m로 쏘울 가솔린 모델(16.4kg·m)의 두 배에 가깝고 디젤 모델(26.5kg·m)보다도 높다. 소음 없이 가속되는 느낌이 매우 독특하다.

쏘울 EV는 최고출력 81.4kW(111마력)의 전기모터와 27kWh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는 국산 전기차 중 스파크 EV(105kW, 143마력) 다음으로 강력한 성능이다. 르노삼성 SM3 Z.E.는 70kW(95마력)이고 기아 레이 EV는 50kW(68마력)이다. 핸들링은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보다 더 안정돼 있다.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깔려 있어 무게 중심을 낮췄고, 무거워진 차체에 맞춰 서스펜션을 새로 셋업한 덕분이다.

기아차가 밝힌 주행거리는 148km. 시승차를 받았을 때 배터리의 70% 가량이 남았으므로 100km 남짓한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충전소 리스트를 먼저 살펴봤더니 다행히 집 근처 2km 거리에 충전소가 있다. 목적지까지 가는 건 문제가 없었지만, 주행가능거리가 두 자리 수로 떨어지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가솔린차를 몰았을 때 주행가능거리가 50km 정도 남으면 경고등이 들어왔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집 근처 이마트 주차장에 들어서니 전기차 충전기가 한쪽에 널찍하게 마련돼 있다. 51%의 배터리가 남은 상황에서 충전시간은 17분이 걸린다는 메시지가 충전기에 표시됐다. 주유하는 것에 비하면 긴 시간이지만 급한 일이 없다면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배터리 수명을 고려한다면 급속보다는 완속 충전을 이용하는 게 낫다. 쏘울 EV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전기차가 급속 충전 시 80%까지만 충전되도록 설계하는 것도 배터리 수명을 고려한 것이다.

다음 날 일정은 아침부터 걱정됐다. 한 번 주행할 거리가 60km 가량 됐기 때문. 다시 출발할 때 가까운 충전소를 살펴봤는데, 다행히 양재동 이마트가 돌아오는 길에 있었다. 이번에는 배터리가 많이 소모돼 충전 시간이 25분 정도 걸렸다. 쇼핑을 하기에는 짧고, 자리를 지키자니 조금 긴 애매한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도 봤다. 차데모 충전기 옆에 BMW와 이마트가 공동으로 설치한 타입1 콤보충전기가 마련돼 있었는데, 여기에 전기차가 아닌 엉뚱한 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앞으로 전기차가 늘어난다면 새로운 주차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충전소의 설치뿐 아니라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파트 거주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충전기 확대도 시급해 보인다.

쏘울 EV를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것은 예상보다 편했다. 서울과 수도권에는 전기충전소가 많고, 내비게이션에서 안내를 해주므로 주행 중 찾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충전시간도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느 쏘울 EV 소유자에 따르면 4시간 정도 완속 충전할 경우 189km 주행이 가능하고, 이때 전기료는 1740원이 든다. 경유 1리터 정도의 비용으로 190km 가깝게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소유자들은 항상 배터리 충전이 고민거리다. 자기 전에 완충해놓아도 사용시간이 길어지면 하루를 못 버티기 일쑤다. 쏘울 EV를 실생활에서 사용해보니 스마트폰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도심에서 사용하기에 큰 불편은 없지만 장거리 주행은 아직 불안한 상황. 고속도로 휴게소에 충전소가 많이 설치된다면 이런 걱정도 앞으로는 없어질 것 같다.

100여 년 전 거리의 말똥 문제를 내연기관 자동차가 해결했다면, 늘어가는 도시의 대기오염 문제는 전기차가 해결해줄 것이다. 기아 쏘울 EV는 그 해결사 역할을 맡겨도 좋을 만큼 높은 완성도가 돋보였다.

기아 쏘울 EV

레이 EV에 비해 주행거리가 늘었고 승차감도 좋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

★★★★☆(평점은 별 다섯 개 만점. ☆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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