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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며느리에게 가지는 금물(?)

윤덕노



여름에는 가지가 맛있다. 요즘이 제철로 가지볶음도 좋고 가지무침도 맛있으며 가지 냉국도 시원하다. 그런데 우리 속담에 며느리에게는 가지를 먹이지 말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얼핏 며느리 구박하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며느리를 아끼는 말이다. 가지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아이를 가져야 하는 여성, 특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는 임신부는 조심해서 먹으라는 뜻이다.

뒤집어보면 여름철 더위를 쫓는데 가지만한 채소가 없다. 더위를 식힐 수 있기 때문인데 본초강목에서는 한랭한 성질로 인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플 수도 있다며 주의를 환기시켰을 정도다.



지금은 가지가 특별할 것도 없는 채소지만 옛날에는 재배가 어려웠는지 가지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 가지는 별명이 곤륜과(崑崙瓜)다. 글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라는 뜻이다.

무협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곤륜산은 신화에서 신선이 살고 있다는 곳이다. 그러니 곤륜산에서 자라는 오이는 곧 불로장생하는 신선들이 먹는 채소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가지를 보약에 비유했다.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에 초별갑(草鼈甲)이라는 요리가 보이는데 가지로 만든 음식이다. 초별갑은 풀로 된 자라라는 뜻으로 중국인은 예나지금이나 자라를 최고의 보양음식, 강장식품으로 여긴다. 그러니 가지가 바로 식물성 보양식품이라는 소리다.

터키에는 이맘 바이일디라는 유명한 가지요리가 있다. 이슬람 성직자가 먹고는 맛이 너무 좋아 기절했다는 요리인데 중국이나 터키나 자국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많지만 속된 말로 뻥 또한 대단하다.

가지는 종류가 여럿이지만 우리 땅에서 자라는 가지가 맛에서는 으뜸이었던 모양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한치윤이 해동역사(海東繹史)에 관련 이야기를 적었다. "신라에서 나오는 가지는 모양이 계란처럼 생겼다. 광택이 나고 색은 엷은 보랏빛인데 꼭지가 길고 맛이 달다. 그 씨앗이 지금 중국에 널리 퍼져있다" 역시 신토불이, 우리 가지가 맛있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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