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폰, 한국서 두자릿수 점유율 올릴까
31일 드디어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국내에 상륙했다. 이미 예약판매로 10만대 이상을 팔아치우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4'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어 일각에서는 아이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두자릿수로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화면 아이폰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국내 시장에서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나온 것은 예상 밖이다. 국내에서 외산 스마트폰이 성공한 전례는 거의 없다. 그나마 아이폰이 꾸준히 마니아층을 섭렵하며 5~7%의 점유율을 유지한 것이 전부다. 통신사를 끼고 유통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특성 때문에 벌어진 기형적인 현상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의 시행으로 보조금이 줄어들고 단말기 실구매가가 오르자 오히려 애플에게는 호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동안 꾸준히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며 고기능의 고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갖춘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애플의 성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내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늘 한정돼 있었다. 아이폰이 점유율을 조금씩 끌어올린다면 그만큼 제조사들과 통신사들이 더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어진다. 이미 아이폰의 영향으로 이통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혜택을 늘리는 한편 제조사들은 단말기 출고가를 내리기도 했다. 앞으로 보다 더 많은 제조사들이 국내에 들어와 건전한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 후생을 늘릴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