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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

김상준 지음/보아스

 

지난 2020년 12월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X)에 한 일본인이 "공부란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넣는 행위'가 아닌 '세계의 해상도를 높이는 활동'이다"며 "이 '해상도 향상감'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강하다"는 내용의 트윗을 게시해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영화와 신화로 읽는 심리학'을 탐독하며, '공부는 세상에 대한 해상도를 높여 나가는 과정'이란 말을 새삼 실감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영화라는 캔버스에 그리스 신화를 덧대 사람의 심리를 선명하게 색칠해낸다. 저자는 19편의 영화와 관련된 신화를 들려주며,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겪는 수많은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방법을 알려준다.

 

책은 ▲인간의 가면, 페르소나를 다룬 제1장 '자아를 찾아서' ▲누구나 맞닥뜨리는 삶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는 제2장 '시련을 건너는 법' ▲사랑이란 감정이 무엇인지 고찰해보는 제3장 '사랑의 의미' ▲욕망의 억압과 분출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제4장 '인간 내면의 본능과 욕망의 그림자' ▲생로병사를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제5장 '삶이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여정'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영화 '트루먼 쇼'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었다. 방송국에 입양된 트루먼 버뱅크는 29살이 될 때까지 자신의 전생(全生)이 5000여개의 감시 카메라를 통해 세계 곳곳에 생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는 지상 낙원과도 같은 아름다운 섬, '씨헤이븐'에 살고 있지만, 무릉도원을 벗어나 탐험가가 되고 싶어 한다. 주연배우의 인생을 조작해낸 연출가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이 섬을 탈출하려는 시도를 하면 벌을 준다. 요트 탐험 중 아버지를 죽게 해 물 공포증이 생기게 하고, 바다로 나가면 인공파도를 만들어 죽음의 문턱에 다다르게 한다. 그럼에도 트루먼은 모든 난관을 뚫고 인공세트의 끝에 도달한다. 크리스토프는 그에게 "밖은 이곳처럼 안락하지 않고, 범죄와 불행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하지만. 트루먼은 진짜 세상을 향해 걸어나간다.

 

저자는 트루먼 쇼의 줄거리가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쇼의 연출자 크리스토프는 에덴동산을 만든 신과 같은 위치에서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한다. 트루먼에게 선악과처럼 금기시된 건 인공세트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마음이다. 에덴동산과 씨헤이븐은 인간에게 주입된 사회 제도와 가치관이며, 교육은 세뇌를 통해 기성의 사상과 관념을 정당화한다.

 

저자는 "트루먼이 인공세트를 벗어나려고 했던 것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개성과 자유에 대한 열망, 인간이 가진 자율성 때문이다"며 "트루먼은 씨헤이븐을 탈출하고 난 뒤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아담과 이브는 스스로 노동을 해야 하지만 이는 슬퍼할 일이 아니다. 이때부터 인간은 자신의 자유를 쟁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280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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