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하락으로 마감했다. 특히 그동안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주 등도 힘을 쓰지 못하는 등 시장에서는 정부안에 실망하는 모습이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1포인트(0.31%) 내린 2683.65에 장을 종료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1416억원과 22억원을 순매수했음에도 기관이 1441억원 순매도하면서 코스피가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1.45포인트(0.17%) 밀린 867.48에 장을 마감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인 금융 관련 종목들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KB금융은 전일 대비 4.37% 하락했으며 한국금융지주는 3.71% 떨어졌다. 이외에도 하나금융지주(-2.90%), 우리금융지주(-1.76%) 등도 내렸다. 또 DB손해보험(-4.11%), 삼성생명(-3.09%), 삼성화재(-2.90%), 기업은행(-2.51%) 등도 하락했으며 미래에셋증권(-2.37%) 삼성증권(-1.57%), 키움증권(-1.13%) 등도 부진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에는 기업이 가치제고에 중요한 핵심지표를 선정해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사업부문별 투자, 연구개발(R&D)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 및 배당, 비효율적인 자산 처분 등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공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우수 상장사에 주기적 지정 감사 면제 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고, 한국거래소의 연부과금을 면제해 주는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안에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개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인센티브 방안, 즉 세제 지원 내용 등이 담기지 않았다. 특히 앞서 정부가 주주환원을 확대하면 법인세·배당소득세를 낮추겠다는 큰 방향을 제시했지만 여소 야대의 국회에서 상법 개정이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가이드라인이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최종 의견수렴을 통해 5월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기업 밸류업 통합 홈페이지, 투자지표 비교공표, 이사회 및 공시담당자 대상 안내·교육 프로그램,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영문번역 지원 등도 함께 제공할 방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시장 전반에 통화정책에 대한 불안감들이 매우 큰 상태라 경계감을 늦추지 않는 모양새"라며 "오후에 발표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약간의 실망감까지 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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